침묵의 돈대墩臺 : 세계유산을 꿈꾸다.
1. 기획의 말
“우린 어렸을 때부터 저기서 많이 놀았어요. 그런데 이런 데가 무슨 관심거리가 되나요?”
프로그램 한 참여자의 말처럼 돈대는 어쩌면 그저 그런 평범하거나 평범이란 단어조차 어울리지 않을 만큼 무관심의 대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각각의 자리를 지키고 우뚝 서 있는 저 돈대를 우리는 이제 다르게 보기 시작한다.
( 돈대뭔데? 워크숍 기록_공동기획자 ‘유리’의 글 중에서 )
지붕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거대한 문화유산을 덩어리째 지니고 있는 강화.
사실, 강화의 모습은 오늘의 주제인 <돈대>를 많이 닮아 있다.
‘소외’라는 단어가 모든 의미를 함축한다.
2025년 더리미미술관은 지역문화재 살리기_돈대 뭔데? 라는 답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후기와 바람을 공유했다. 의견은 조금씩 달랐지만 처음 프로그램의 목표처럼 최종 의견은 같았다.
“더 이상 돈대를 방치해선 안돼”.
<돈대>는 단순한 군사 시설이 아니라 조선 후기 국가 방어 전략과 지역 정체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으로 학술적, 군사적 연구 자료뿐만 아니라 멋진 문화경관으로서의 가치 또한 크다. 돈대는 바다, 갯벌, 성곽이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과 강화 해안의 상징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개의 돈대를 제외하곤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돈대는 드물다. 방치되어 있거나 폐허처럼 버려져 있다.
세월의 풍파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견뎌 내온 날 것 그대로의 <돈대>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조형물이다. 돌 사이사이 잡초와 이끼, 그리고 해안의 풍경들이 어우러져 조화롭게 만들어진 거대한 예술품이다.
시민들의 바람을 담은 이번 전시에서 <돈대>는 다양한 시각예술의 관점으로 재해석 된다.
작품 감상 외에 지역 예술가들이 지역문화에 대한 현안을 작가의 정체성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대중들과 공감하고 그 공감의 여정은 많은 이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을 자연스레 보듬어주는 의미 있는 서사로 이어질 것이다.
폐허처럼 버려져 있어도 침묵하고 있는 저 슬픈 유산에 새로운 온기를 불어 넣어 본다.
더 이상 <돈대>가 ‘소외’되지 않았으면 좋겠다.